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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그들이 사는 세상

[그들이 사는 세상]#4화 -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그녀들의 이야기

그사세 4화 리뷰 시작합니당!




감독에게 있어서 새 작품을 만난다는 건

한번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세계를 만난 것 만큼이나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 두려움의 실체를 찾아내 직면하지 않으면

작품은 시작부터 실패다.


왜 이 작품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지,

내가 찍으려는 캐릭터들은 어떤 삶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왜 외로운지,

왜 깊은 잠은 못자고 설치는지,

사랑 얘기를 할 때는 캐릭터들의 성적 취향까지도 고민해야 한다.


시청자들이야 별 볼일 없는 드라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작품을 만드는 우리들에게 작품 속 캐릭터란

때론 나 자신이거나 내 형제, 내 친구, 내 주변 누군가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준영과 지오는 다시 연애를 시작하게 되고

준영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하룻밤 이후 어색해하는 지오와는 달리

준영은 너무나 여유롭고 능숙하게 그를 대하고

5년 전과 달라진 준영의 모습에 지오는 당황한다.





(준영: "어젯밤 좋았어^^")


(지오: 헐...........)


감독이 작품 속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자만할 때

작품은 본 궤도를 잃고 방황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내 앞의 상대를 다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뒤통수 맞는 일이 일어나게 된다.


-지오의 나레이션-





어색한(?) 둘의 첫날 밤 이후

준영은 새로운 촬영을 위해 싱가폴로 출국하고

지오는 작품을 끝내고 모처럼 집으로 내려간다.



집에 내려와 있는동안

어머니를 고생시키는 가부장적인 아버지를 보며

화를 참지 못한 지오



사사건건 아버지와 부딪히지만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물러나지 않고 맞선다.


속상한 마음을 뒤로한 채 서울로 향하는 지오

답답한 마음에 엄마에게 서울에서 같이 살자고 얘기하지만

엄마는 웃으며 미울 때도 있지마 아버지랑 사는 게 좋다고 얘기한다.





누나는 엄마가 단 한순간도 이해되지 않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세상 그 누구보다 엄마를 이해할 수 없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내가 바라는 건

그녀가 내 곁에 아주 오래오래 머물러주었으면...


-지오의 나레이션-




한편 싱가폴에서 촬영하던 준영

준영의 계속된 스파르타 식 촬영 방식에 불만이 있던 스태프들

결국 폭발하고 마는데...




경력이 없는 여자 감독인 준영은 

스태프들 앞에서 면박을 준 카메라 감독에게 화가 나고

카메라 감독은 더운 날 따뜻한 말 한마디 없이

똥개훈련처럼 스태프들을 굴리던 준영의 방식에 화가 난다.


서운함을 먼저 토로하던 준영에게

카메라 감독은 따끔하게 한 마디 한다.





"말 한마디야! 

선배님, 힘드신데 죄송하지만 한 번만 더 가겠습니다.

내가 이 한마디만 들었으면 했어.

미안하다, 죄송하다 말 한마디 했냐?

자긴 자기만 참는 것 같지?

애들도 배우도 나도 다 참고 일해"







이상하다.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 

이 말은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게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였는데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준영이를 안고 있는 지금은 

그 말이 참으로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더 얘기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몸 안의 온 감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건 아니구나

또 하나 배워간다.


-지오의 나레이션-